FiiO SP3 리뷰

FiiO SP3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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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iiO

포터블 음향기기를 주로 만드는 회사 FiiO의 첫 스피커, SP3 모델.
지난 4월 말 출시되어 꽤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이즈를 보면 Edifier의 MR4와 비슷한 경쟁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가격대는 몇 배가 차이나는 제품입니다.

마찬가지로 마스터-슬레이브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봅시다.




정면 주파수 응답

평탄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응답입니다.
중저역대는 약 400Hz를 중심으로 넓은 Q값의 -dB EQ가 적용된 듯한 모습이며 고역에서는 되려 부스트된 모습입니다.

저역 하한은 약 59Hz(-6dB)인데요, 3인치급이라는 사이즈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무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포트 응답은 매우 뾰족하게 솟아있으며, 저역 슬로프는 -60dB/oct라는 아주 급격한 경사로 떨어집니다.
평범한 포트형 스피커의 저역 슬로프가 -24dB/oct 임을 감안했을 때 -60dB/oct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습니다.



근접 측정 데이터

역시 포트가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주 좁은 대역을 뾰족하고 강력하게 처리하고자 설계되었으며 포트노이즈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1kHz 이후의 초록색 뾰족한 피크들.)

파란색 우퍼 응답을 살펴봅시다.
저역이 떨어지는 형태를 보아하니 EQ를 통해 저음을 더 부각시키려 무리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크로스오버 부근에서 트위터 응답에 비해 다소 완만하게 떨어지는(약 8dB/oct) 모습이 신기한데요, 비대칭적인 크로스오버가 의도적인 세팅인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향성

고역대로 갈수록 전체적으로 조금씩 좁아지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5~6kHz 부근에서 넓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정면응답 특성과 함께 시너지를 갖추면 훨씬 밝고 화사한 음색을 들려줄 것이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크로스오버 지점으로 추정되는 약 3kHz 부근이 아니라 5~6kHz 부근에서 우퍼-트위터간 지향성의 불일치가 발견된다는 것이 매우 신기합니다.
또한 회절파의 영향으로 인해 1kHz 주변에서 쭈욱 뻗어나가는 에너지가 특이합니다.


수직 지향성은 꽤 괜찮아보입니다.

스피커의 사이즈가 작고, 각 유닛간의 거리가 짧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설계하면 청취위치에서 각 유닛으로부터의 수직 축 거리차이를 특정 대역, 각도까지는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잘했습니다.



지향각

지향각은 전반적으로 넓은편에 속합니다.
특히 가장 좁아진 부분이 60도니까요.
(초고역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수직지향각을 보니 측정이 실시된 트위터높이로부터 윗방향에 대해 조금 더 관용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 3kHz를 중심으로 아랫쪽은 -20도, 위쪽은 약 30도까지 괜찮아 보입니다.
즉 이 동봉된 각도 받침대와 함께 사용시, 트위터가 정확히 귀를 바라보기보단 조금 낮게 바라보아도 일반적인 데스크 세팅에서 음색 손실을 어느정도 방어하는 것이 가능해보입니다.





폴라 플롯

전방 대부분의 방향에 대해서는 부드러운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넓네요!

1kHz 주변의 회절파가 스피커 옆과 뒷방향까지도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kHz 보라색 라인을 제외하고 확인해보면, 역시 0도보다 조금 높은 각도에서도 관용적인 응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THD, Total Harmonic Distortion

여러분이 이 데이터만을 보고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으시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펙 시트에 기재할 스피커 성능 지표중 주파수 응답 하한이 중요해서였을까요… 너무 무리한 선택을 했습니다.
체급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낮은 저음을 내기 위해서 포트를 무리하게 튜닝하고, 추가적으로 EQ로 보상을 해준 결과겠지요.

이 스피커의 포트 튜닝 주파수인 약 70Hz 주변에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납니다.
높게 치솟은 하모닉 디스토션도 그렇지만, 초록색으로 표시된 HOHD에 한 번 집중해보겠습니다.

저것은 기음 주파수를 기준으로 10차 이상의 고차 배음 왜곡 성분만을 따로 나타낸 데이터입니다.
일반적으로 배음이란 차수가 높아질수록 그 에너지가 확 줄어듭니다.
따라서 10차 이상 정도에서는 보통 측정 환경의 배경소음보다도 훨씬 작은 수치까지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볼까요?

10th~24th. 모든 고차 배음 성분의 왜곡이 뾰족하게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포트를 드나드는 공기의 경로에 문제가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이것이 심각한 결함인 이유는, 2~5차 까지의 저차 배음 왜곡 성분은 때로는 ‘음색’의 형태로 합산되어 제법 어울리게 들리기도 하지만
이러한 고차 배음 왜곡 성분들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되려 무언가 긁히고 부딪히거나 마찰하며 나오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피커에서는 저음이 연주될 때마다 매우 거슬리는 노이즈가 가청될 수 있습니다.


85dB SPL@1m 에서의 THD는 중저역 부근부터 급격히 상승합니다.





95dB SPL@1m 에서는 THD를 %로 보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크게 측정되었습니다.




멀티톤 테스트

전대역에 걸쳐 낮지 않은 멀티톤 디스토션이 관찰됩니다.
약 -30부터 최대 -25dB를 달성하는 디스토션입니다.



측정 신호를 80Hz로 제한했을 때 전대역에서의 MD양이 줄어드는 것을 보니, 포트노이즈 HOHD 성분이 모든 대역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었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70Hz의 10차는 700Hz부터 시작합니다.)



출력별 멀티톤 디스토션

96dB SPL은 이 스피커가 물리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음압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스피커 자체의 기계적인 보호가 동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76dB SPL에서도 MD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컴프레션 테스트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기계적인 보호가 동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86dB SPL 까지는 컴프레션 없이 잘 내어주는게 괜찮아보입니다.



좌우 편차

트위터의 레벨 차이가 뚜렷합니다.
0.7dB에서 최대 1dB 까지도 차이납니다.

볼륨 및 EQ노브가 존재하는 마스터 샘플에 비해, 슬레이브(패시브)쪽 스피커의 트위터가 전체적으로 약하게 나오겠네요.

물론 이러한 편차는 단 2대의 샘플로 얻어낸 결과이기에 다른 샘플들은 이보다 심할수도, 적을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패키지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마감 수준은 꽤 높이 평가하고싶습니다.
게다가 제조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 스피커의 조립 라인 전체를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런 제조사가 잘 없습니다.

영상을 보니 만듬새에 대해 신경을 쓴 모습들이 보이며 특히 스피커 케이스의 실링과 조립면에서 노이만, 제네렉과 같은 프로 회사들의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다만 제조 라인과 설비에 투자된 것에 비해 설계측면이 너무 아쉽습니다.
3인치 짜리 미니 스피커에 대단한 저음을 기대하는 것은 과한 욕심인데, 제조사는 이를 실현해보고 싶었나봅니다.
무리한 포트 튜닝으로도 모잘라서 EQ 보정을 통해 저역을 확장해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저역 유닛과 포트로 인한 노이즈가 전대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음악 재생에 치명적인 왜곡을 더합니다.

그리고 이 스피커의 중저역은 약하며 고역대만 강조된 정면 응답과 지향성의 시너지로인해 음색 조차 평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 스피커는 저음 문제 해결을 위해 후면에 저음 조절 노브를 갖고 있는데요,
8dB를 제어한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확인 결과 68Hz에서 Q : 3, 7dB로 동작하는 PEQ 노브였습니다.



우리는 현재, 스피커 외관 형상을 통한 지향성부터 시작해 심지어 스피커 구동부의 자계회로 설계 프로그램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피커 구동부 자계회로를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출처 : FEMM


설비에 투자할 비용을 조금만 더 설계에 투자했다면 제법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FiiO SP3 리뷰”에 대한 4개의 생각

  1. 안녕하십니까 Nuyes님 어째 이 스피커는 전체적인 응답이 예전에 크성비로 유명했던 iloud의 mm스피커를 딱 떠올리게 만듭니다. 높은 포트의 q값 낮은 극저음 대역폭 S자 포트 회절 노이즈 등등… 생김새도 그렇고 딱 mm을 노리고 제작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여 2023버전 중국판 mm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2. 개인적으로는 우퍼의 크기를 5인치에서 6인치 정도로 더 키우고 포트 설계를 좀 더 완만하게 잡았다면 기본적으로 트위터 성능이 이 가격대 타 제품들에 비해 좋다고 생각하는지라 50~60정도 가격에 출시가 되었으면 참 괜찮았을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후속작 제품들은 더 괜찮게 나왔으면 합니다. 그래도 예전 mm에 비해서는 좀 더 트위터의 왜율 등등에서 괜찮다는게 느껴지는게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가 느껴지긴합니다.

  3. 전체적으로 무리만 안했으면 충분히 좋은 제품 뽑아냈을 것 같은 회사인데 무리해서 망친 느낌이 있어서 후속작에서는 우퍼 인치 늘리고 S자 포트 직경 줄여서 슬로프 완만하게 만들고 크기만 5~6인치 키워 50~60선에 내놓는다면 꽤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브우퍼 단자까지 추가해주면 더 좋고 말이죠.

    가진 실력에 비해 다 못보여준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1. 개인적으로는 투자된 설비에 비해서 설계가 매우 아쉬운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자사에서 공개한 제조 라인을 보면 충분히 더 신경쓸 수 있었을텐데, 설계인력의 전문성이 아쉽습니다.

      더군다나 CEA-2034 스핀오라마를 이용한 스피커 방사 특성 평가가 매니아들 사이에선 보편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클로져 형상을 저렇게까지 만들 수 있음에도 지향성을 적극적으로 제어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차기작에선 설계를 보다 다듬어서 좋은 제품 만들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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