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20SL MK2 리뷰

ATC SCM20SL MK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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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TC Loudspeakers


드디어 ATC 스피커를 영접했습니다.

첫 인상은.. 사이즈로 가늠한 것을 훨씬 뛰어넘는 무게에 압도되었습니다.
상당히 묵직한 스피커입니다.

표면에 참기름을 바른듯 윤기 나는 저 우퍼가 항상 궁금했는데요, 좋은 기회로 측정하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바로 데이터로 넘어갑시다 🙂




임피던스

소신호 대비 높은 출력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변수가 적은 밀폐형 디자인인 덕도 한 몫 하겠으나, 일단 기본기에 능한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면 주파수 응답

전반적으로 톤 밸런스가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다는 표현보다는, 사실 매우 훌륭해보입니다. 2kHz 까지는 아주 깨끗한 선형성을 유지합니다.
저역에서 감쇠되는 포인트를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만한 Q값을 가지며 떨어지고, 최종적으로 -12dB/oct 의 슬로프를 가집니다.

기존 측정 템플릿 상에서 계산된 저역 하한이(-6dB) 약 55.3Hz라고 나오는데요, 아마 실제 청취 or 작업 공간에서는 보다 훨씬 강력한 베이스를 들려줄 수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근접 측정

우퍼 유닛의 분할 진동을 정말 극단적으로 제어한 모습입니다.
괜히 명기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깔끔 그 자체네요…




지향성

수평지향성은 아주 특이한 형상을 갖고 있습니다.
웨이브 가이드, 면취와 같은 별도로 지향성을 제어한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깔끔하고 예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중고역이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정면 FR과 근접 측정 및 지향성으로 예측해보자면, 우퍼 유닛의 중고역대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깎아내리거나 별도의 제어를 해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5~6kHz 를 중심으로 해당 대역의 지향성을 어느정도 일치할 수 있게 제어해줬다면 여러면에서 아주 매력적이고 훌륭한 스피커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수직 지향성 또한 전혀 제어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유닛 자체의 기본기에 훨씬 무게를 두고 힘을 실어 설계한 모양입니다.




지향각

중고역에서 확 부풀었다가 초고역에서 갑자기 빠져버리는 특유의 지향 특성을 아주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폴라 플롯

폴라 플롯으로 보면 앞서 살펴본 특이한 지향성을 더더욱 잘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제로 짚었던 5kHz 부근, 그러니까 데이터상 파란색을 정면보다 좌우 약 30도 부근으로 더 많이 뿌려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합산되어 밸런스와 공간감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감상용으로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모니터링 용도로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려워집니다.



역시 제어되지 않은 수직 지향성의 모습입니다.





THD

특별히 튀는 이음 또는 고차 하모닉 디스토션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깔끔합니다.


애초에 약 100Hz 구간부터 본격적인 감쇠가 시작되는 밀폐형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60Hz 부근까지도 꽤 퍼포먼스가 좋습니다.

본격적으로 슬로프가 시작되기 전 구간으로만 한정한다면 전대역의 왜곡이 1%이내로 들어옵니다.
특히 비대칭 운동에 의한 2차 하모닉 왜곡의 성분 비율이 매우 낮은편입니다.


95dB SPL@1m 로 측정시 저역에서의 디스토션이 확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85dB SPL 대비 그렇다는 말이며, 절대적으로 왜곡 수준이 높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낮은 것도 아닙니다.
약 2%를 달성하네요.

스피커가 사이즈에 비해 정말 많이 무거웠습니다.
스피커 자체의 안정성을 위해 목재를 아주 두툼하게 사용했고, 그로 인해 인클로져 내부 용적을 상당히 희생했다면…
우퍼의 성능과 별개로 내부의 공기가 지나치게 딱딱해져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멀티톤 테스트

멀티톤 디스토션의 피크 지점이 약 -25dB/600Hz 입니다. 5~6kHz 부근은 실제로 디스토션의 피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스피커 자체의 정면 응답상 해당 대역에 딥이 존재하기 때문에 저렇게 나타납니다.
아마 이 또한 우퍼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와 지향성 설계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80Hz~

멀티톤 측정 신호를 80Hz로 제한하니 전대역에서 아주 동일한 수준으로 줄어드는 디스토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역시 대부분이 우퍼의 운동 변위에 의한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서브우퍼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겠네요..



출력별 멀티톤 디스토션

출력과 멀티톤 디스토션의 증가폭이 아주 비례적입니다.
이는 스피커의 문제 중 대부분이 순전히 우퍼 변위와 스피커 내부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기본기가 정말 튼튼하네요…





컴프레션 테스트

1kHz 이후의 대역에선 측정 에러에 가까울 수준으로 컴프레션이 적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그 이하 대역에서는 역시 스피커 내부 용적이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컴프레션으로 보여집니다.

묵직하고 단단하게 만들겠다는 욕심이 과했을까요….



그릴 테스트

스피커 번들 그릴의 영향을 측정했습니다.
그릴은 중~고역에서 전반적으로 응답을 감소시키며, 비선형성을 증가시킵니다.
역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샘플간 편차

이번에 측정한 스피커는 1조의 구성으로 협찬되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샘플간 편차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웹사이트에 공개하지 않은 스피커들을 포함하여 여태 측정했던 패시브 스피커들 중 가장 훌륭한 편차 수준을 갖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액티브 DSP 스피커에서도 이정도로 샘플간 편차를 잡았다면 훌륭한 일인데..(제네렉의 고급 동축라인인 더원 시리즈가 보통 이 정도 수준을 보입니다.)
패시브에서 이토록 정교한 편차를 뽑아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제조와 QC기술이 엄청나 보입니다…





마치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외관부터 가격까지 모든면에서 강력한 포스를 자랑하는 ATC이기에 많은 기대를 품고 측정하게 되었고, 측정 과정 자체도 아주 행복했어요.

아무래도 비교적 과거에 설계되어 만들어진 스피커이기 때문에 방사특성의 섬세한 제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감안을 하고 보게됩니다.
이미 충분히 고가의 스피커를 만들어내는 제조사이기 때문에 가성비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각 유닛의 기술적 완성도 및 제조 실력에 상당히 감탄했습니다.
특히, 개성있는 지향성은.. 스피커 측정 데이터들이 세상에 공유되기 전부터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었던 이유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이트하고 정확한 모니터링을 추구하는 스튜디오 모니터로써는 많은 대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섣불리 추천하기엔 부담스러운 스피커입니다..

“ATC SCM20SL MK2 리뷰”에 대한 4개의 생각

  1. 명성답게 유닛 품질과 엔지니어링이 눈이 띕니다. 클래식한 디자인도 멋이 있고요.

    하지만 전면 베플 특유의 각진 디자인으로 인해 회절로 유추되는 중고역대의 응답,
    제어되지 않은 지향성은 기존에 다른 매체들에서 봤던 atc 스피커의 아쉬운 점이 그대로 보이네요.

    가끔 ATC 스피커들을 현대적 기준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는 이러한 전통적으로 이름있던 브랜드들이 팬과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클래식한 라인과 기술트렌드에 맞는 라인을 구분하면 어떨까 같은…
    브랜드 밸류때문에 쌀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충분히 할줄 아는 회사들이 힘을 숨기는건 여러모로 아쉽네요

    좋은 구경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 충분히 할줄 아는 회사들이 힘을 숨긴다는 표현에 정말 공감합니다.
      어느 한 분야의 완성도를 이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실력자가 다른 걸 몰라서 놓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어떻게든 현대적으로 디자인되어 나와야 생존할텐데, 기대됩니다.

  2. 이미 많은 리뷰가 올라온 후에 리뷰임에도 요약 정리된 설명의 전달력이 높아서 인상적입니다.

    스피커 보다 리뷰를 풀어가는 과정에 더 깊은 인상을 받고 갑니다. 더 꾸준히 관심을 갖겠습니다:-)

    1. 마음이 와닿는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기준을 세우고 측정하더라도 리뷰를 쓸 때면 항상 고민이 많아집니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탓에 비과학적인 직관을 버무려가며 써내려가는 개인평이 주를 이루지만, 이해하고 즐겨주신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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