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iLab C5B 리뷰

AsciLab C5B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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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사 AsciLab의 데뷔작 중 하나입니다.
현재 플래그쉽인 A 시리즈와 엔트리인 F 시리즈 사이, 중급기 정도의 포지션을 갖춘 제품입니다.

임피던스

정면 주파수 응답

부드러운 응답과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1kHz 부근 중역대가 살짝 다듬어진 것 같은 밸런스입니다.

저역 하한은 5인치급 패시브 스피커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응답을 보여줍니다.
저역 세팅이 다소 공격적이고도 무리해 보일수록, 재료에 대한 제작가의 이해도와 실력에 따라 품질 차이는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약 40Hz 까지는 5dB/oct의 아주 완만한 경사로 떨어지며 실내 저음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세팅했고, 그 아래는 40dB/oct로 칼같이 잘라내어 제품을 보호합니다.

제조사 AsciLab은 분석기로는 제가 사용하는 Klippel 시스템을 사용하며, 또한 측정 도구로는 현존 가장 정밀한 NFS(Near Field Scanner)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또한 저와 동일한 측정 마이크를 사용하므로, 이번 측정은 저에게도 개인적인 도전이 되었습니다.
제조사 공식 측정 데이터와의 맞비교가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시, 측정 환경 상호 검증에 대해 이야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것은 AsciLab의 다른 모델인 A6B의 제조사 공식 측정 데이터입니다.

그리고 제조사는 제게 공식 데이터 측정에 사용된 샘플을 보내주어, 정면 주파수 응답을 측정할 수 있게 해주었고
저는 측정 후 제 마이크를 제조사 NFS 시스템에 연결해서 동일한 샘플을 측정하도록 부탁했습니다.

결과, 동일한 마이크를 사용했을 때 제 측정 시스템과 NFS 시스템 간 결과가 아주 비슷했습니다.
저역에서 약 1.5dB 수준의 편차를 제외하면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조사 공식 측정 데이터와 제 데이터간 발생하는 초고역대의 편차는 측정 마이크의 개별 편차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제조사가 사용하는 마이크와 제 마이크를 서로 비교했더니, 제 마이크는 초고역에서 평균보다 조금 어둡게, 제조사 마이크는 평균보다 조금 밝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편차지만, 공교롭게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편차가 발생하는 장비를 두고 맞비교 했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엔 제법 큰 차이처럼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측정 장비 검증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AsciLab에게 감사드리며, 주제를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근접 측정 데이터

각 유닛 응답이 아주 깔끔합니다.
특이한 것은, 트위터와 우퍼간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굉장히 낮게 잡았다는 것인데요..
이럴 경우 지향성에서는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트위터의 기계적인 리스크가 아주 커지기 때문에 매우 신경써서 설계해야만 합니다.

몇몇 제조사들이 간혹 이런 시도를 하긴 하지만, 트위터의 내구성 이슈 없이 잘 지켜낸 케이스가 드물기 때문에 THD까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지향성

아주 놀라운 수준입니다.
수평지향성만으로는 트위터-우퍼간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짐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부드럽게 제어되었습니다.
또한 약 50도 정도로 좁고 균일하게 정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도/주파수 별 감쇠도 그 간격이 굉장히 균일합니다.

초고역대에선 되려 넓어지는데 이는 노멀라이징 되지 않은 지향성 그래프(실제)와 정면 주파수 응답을 함께 고려했을 때, 초고역대 까지도 일정한 지향성 계수(DI)를 유지하려고 노력한 제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어찌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2way 비동축 구조의 스피커에서 이와 비슷한 수직 지향성을 뽑아낸 케이스는 흔치 않습니다.
Neumann, Genelec과 같은 노련한 제조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림인데요, 과감히 내려버린 크로스오버 덕분에 이 스피커는 한 술 더 떠버립니다.

지향각

수평, 수직 지향각 모두 어디 흠 잡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폴라 플롯

각도별 균일한 감쇠가 아주 예술적입니다.
특히 2kHz 부터 초고역까지 전방을 포함한 대부분의 각도에 대해 감쇠 그래프가 겹쳐버립니다.

거의 동축 스피커 수준입니다…

THD

데이터를 순서대로 정리하면서 가장 걱정했었던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이 스피커는 트위터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약 1.1kHz 부근까지 낮춤으로써 특히 지향성 측면에서 아주 큰 이득을 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취하면 당연히 포기해야 할 것이 있죠. 바로, 트위터의 내구성입니다.

그리고 이 내구성이 문제 될 수준인지 여부는, 대부분 유닛 공진주파수 부근의 THD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700Hz~1.5kHz 사이 어디를 살펴보아도 문제될 단서는 커녕 디스토션 수치가 지나치게 낮아서 분석이나 판가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Arendal의 1961 시리즈 리뷰를 통해서도 이 부분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낮추는 것은 크로스오버와 웨이브가이드의 치밀한 설계를 통해 달성할 수 있지만, 웨이브가이드는 지향성 뿐만 아니라 스피커의 고주파수 응답과 트위터 유닛 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주 까다로운 설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제조사는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대단합니다.

우퍼 유닛은 공진주파수를 중심으로 약 2배 조금 넘는 주파수 부근까지 비대칭성이 있습니다.
서스펜션 파트의 비대칭성이 주된 요인으로 보이며, 전기적 문제로 인한 드라이버 고유의 디스토션 성분이 아예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확실히, 우퍼 특성을 보니 고변위를 대응하도록 만들어진 유닛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멀티톤 테스트

특히 인상적인 것은 80Hz 아래 신호를 제한했을 때 입니다.
우퍼 대역을 포함해 트위터 대역까지 전대역의 디스토션이 균일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기존 측정에서는 우퍼와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고변위 운동을 감당하며 나타나는 각종 노이즈 성분들이 지배적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즉, 트위터는 아직 훨씬 여유로운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의 위대함은 멀티톤 출력을 더 높였을 때 어마무시하게 드러납니다.
96dB SPL@1m로 출력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트위터가 담당하는 대부분의 대역에선 디스토션 증가폭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전히 여유롭게 놀고 있었습니다.
무슨 놈의 트위터가….

컴프레션 테스트

딱 준수한 수준의 우퍼 컴프레션, 그리고 역시 무시무시한 트위터. 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샘플간 편차

대단합니다. 이제껏 패시브 스피커 중에서는 KEF의 Reference 시리즈를 제외하곤 이 정도 페어매칭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제조사의 실력과 꼼꼼함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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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5인치급 패시브 스피커 중 실내 저역 응답의 기대치는 가장 높은편에 속합니다만, 서브우퍼 없이 단독 사용으로 깊은 베이스를 깨끗하게 즐기기에 여유가 넘치지는 않습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각 유닛 응답과 정면 특성 및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균일한 지향성은, 사용자가 의도한 청취 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투명하게 반영해줄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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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