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ndal 1961 Monitor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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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도의 출처가 표기되지 않은
오늘은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제조사, Arendal Sound의 제품을 소개합니다.
노르웨이에 소재를 둔 제조사이며 제품 라인업의 이름인 1961, 1723 등의 숫자는 노르웨이의 ‘아렌달’ 시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숫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리뷰를 적는 현 시점(2023-12)을 기준으로, 이 스피커 시리즈(1961)는 단종되었습니다. ㅠ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데이터로 들어가봅시다!
임피던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유닛과 스피커를 잘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0.1 V 의 전압과 2.83 V 의 전압 사이의 구동 특성 변화가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벌써부터 매니아를 설레게 만드네요..
Arendal Sound는 유닛부터 완제품, 인클로져 설계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아주 훌륭하게 미친 제조사입니다.
정면 주파수 응답
정면에서의 주파수 응답은 약 500Hz 부근을 중심으로 V자 형상을 이루며, 실제 청취공간에 배치되면 약 1.5kHz 이후 2~2.5dB 정도(Q 0.7) 우상향 하는 특성을 가졌습니다.
이름은 ‘모니터’ 지만 이 상태 그대로 스튜디오에서 근거리 모니터링 장비로 사용한다면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보입니다.
저역은 밀폐형 스피커 치고는 조금 더 가파른 -20dB/oct의 경사로 떨어지며 약 76.6 Hz (-6dB)의 하한을 가집니다.
제조사 측에서 네트워크 설계를 통해 별도의 처리를 해둔 것으로 보입니다.
근접 측정 데이터
정말 훌륭합니다.
크로스오버는 약 1.5kHz 부근으로 꽤 낮습니다.
설계를 위해 도전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트위터의 직경 또한 동 체급 타 스피커들보다 많이 큰 편입니다.
그리고 주목할 것은 아주 부드럽고 깔끔하게 처리된 우퍼의 응답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깜짝 놀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매니아들을 미치게 만드는…
다음에 이와 관련해 기술적인 칼럼으로 여러분께 소개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통의 스피커들 그리고 우퍼의 주파수 응답이 상대적 고역으로 갈수록 삐죽삐죽 해지는 것은(때로는 아예 직각으로 응답이 꺾인 듯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진동판의 분할진동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 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정면에서의 응답 뿐만 아니라 진동판 내 각 지점의 압력을 다르게 만들고, 소리가 재생되는 포인트-청취 포인트간 시간차를 더욱 유의미하게 만듦으로 인해 지향성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진동판 설계의 핵심은 이 분할 진동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렌달 1961 시리즈 우퍼의 진동판으로부터 서라운드(진동판을 붙잡고 있는 고무 재질의 부품)로 이어지는 부분을 잘 살펴봅시다.
보통의 스피커 제품들(ㄱ자로 꺾여있습니다.)과는 달리 고무로 매우 부드럽게 이어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심미적인 이유가 아니라 진동판의 응답을 최대한 부드럽게 유지하려는 제조사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진동판 재질과 형상에 의한 고유의 분할 진동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공감해주실 지 모르겠지만, 제조사에게 감동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수평지향성
1kHz 부터 부드럽게 좁아지는 형태를 가졌습니다.
특히 -3dB 기준으로는 평탄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좁은편에 속합니다.
수직지향성
MTM 구조 답게 크로스오버 부근에서 상당히 좁아집니다.
역시 귀높이를 섬세하게 세팅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향각
수평 지향각은 -6dB 기준으로 부드럽게 좁아지는 형태이며,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매우 좁은편에 속합니다.
보통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지향각의 넓고 좁다의 기준을 60도 안팎으로 두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역에서는 엄청나게 타이트한 응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스테레오 세팅에서 사용자 또한 집중력을 가지고 좌우 거리와 각도를 동일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최상의 음질을 제공받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음상이 따라다닐 여지가 있습니다.
수직지향성은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중심으로 +/- 20도 부근까지 좁아집니다.
폴라 플롯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리뷰에서 제공하는 폴라 플롯은 각 그래프가 약 1옥타브 간격(2배 주파수)으로 표시됩니다.
물론 정확하게 그렇게 표시하진 않구요, 심리적인 안정감을 위해 간단한 정수로 표현하다보니 200, 500, 1k, 2k, 5k, 10k 로 표시하게 되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아무튼 거의 모든 방향에서, 모든 옥타브 구간에 걸쳐 일정하게 감쇄되는 바람직한 특성을 지녔습니다.
제가 전에 노이만 KH120 II를 두고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있는데요,
“완벽한 폴라 플롯의 형태라고 봐도 무방할 것”
이 스피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겠습니다.
수직 폴라 플롯
역시 크로스오버 부근이 약세입니다. 1, 2kHz 부근에서 전방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됩니다.
THD, Total Harmonic Distortion
200Hz 이후 거의 전대역에 걸쳐 0.2~0.3% 수준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그 이하에서의 피크 또한 0.8%에 그칩니다.
정말 과하게 깨끗한 수준이네요.
특히 컴프레션에 의한 3차 하모닉 디스토션은.. 그냥 모든 대역에서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95dB SPL@1m 출력에도 불구하고 200Hz 이후에선 0.5% 수준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100Hz 부근 아래에서 드디어 이 스피커의 기계적인 약점이 드러나네요…
깊이가 15cm밖에 되지 않는 날렵한 몸체를 가진 덕분에 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내부 용적이 매우 작습니다.
따라서 우퍼 유닛의 운동에 따른 내부 공기의 +/- 비대칭성으로 인해 저런 2차 하모닉이 고음압(고변위)에서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밀폐형 스피커에서는 내부 용적이 스피커의 구동에 이렇게 지배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멀티톤 테스트
미..쳤습니다.
이게 2way 스피커가 달성할 수 있는 MD 수준인지 보고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바로 직전 리뷰했던 KEF의 R2 meta 도 훌륭한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중저역에서 그보다 최대 10dB 정도 더 적은 왜곡을 기록합니다.
80Hz~
출력별 멀티톤 디스토션
충분히 억제되어있어서 76dB와 86dB 데이터간 유의미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96dB SPL에서 조차 중역대 -35 ~ 40dB 에 그칩니다.
컴프레션 테스트
이걸로 사실상 모든 설명이 끝나버린 느낌입니다.
폭 16cm, 깊이 15cm 사이즈의 5.25″ 급 스피커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라고 하기에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제 스튜디오에서 측정 가능한 대역폭 안에서는 거의 에러에 가까운 수준의 낮은 컴프레션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특히 영화 감상 또는 큰 볼륨을 즐기는 청취자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을 특성입니다.
샘플간 편차
샘플간 편차는 약 9kHz 이하에서 약 0.5~6dB 정도 응답 차이가 발생하며
9kHz 이후 초고역에서는 편차가 큰 편에 속합니다.
이는 이 스피커의 다른 특성들을 위한 설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물 트위터는 소재 특성상 금속에 비해 균일한 품질을 뽑아내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동체급 타 스피커에 비해 트위터의 직경을 크게 설계했으므로 편차에 의해 문제되는 주파수 대역이 비교적 아래로 내려왔음을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
어찌보면 아렌달이라는 제조사가 품질 이슈에서 가장 취약할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릴 테스트
그릴은 음향적으로 전혀 투명하지 않습니다.
그릴의 만듬새나 디자인은 둘째 치고서라도, 특히 작업용으로 사용하신다면 그릴 사용은 무조건 비추천입니다.
또한 이 스피커는 한 대당 두 개의 우퍼를 지니고 있기에, 근접 측정을 통해 네 개의 우퍼간 편차를 테스트해볼 수 있었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유닛을 자체 생산하는 회사들의 경우 그 품질이 모 아니면 도 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까지 일관성 있는 품질을 유지한다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그래프 상 Y축 한 칸이 0.2dB인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소름끼치는 QC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번 스피커는 스피커 측정 의뢰인으로부터 재미있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바로, ‘에이징’ 입니다.
Arendal Sound는 제품 구입 직후 Break-in time 을 약 50시간 정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사 공식 입장에 따르면, 에이징에 대한 별도 권장의 뉘앙스는 아니며 “자사의 제품은 구입 직후 바로 투입될 준비가 되어 있다.”
또한 “이를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사용해주면 약 50시간 뒤 각 부품이 자리잡으며 더 최적화된 상태로 보답할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찌.. 참습니까!
이번 스피커의 의뢰인은 수입사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며 그 배송지를 제 스튜디오로 지정해.. 곧바로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50시간 Break-in time 에 대한 비교 테스트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품 박스 개봉 직후 측정 데이터를 남겨두었고
이후 하루 종일 스피커를 사용하고, 퇴근시엔 유튜브 뮤직을 활용하여 EDM 리믹스를 평소 청취 레벨 수준으로 무한재생.. 돌려놓기를 이틀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약 46시간이 지난 뒤의 결과가 아래입니다.
살펴봅시다.
우선 위 데이터는 제가 이틀을 간격으로 실시한 두 번의 측정에서 스피커/마이크의 위치와 거리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냅니다.
첫날 측정한 데이터로 이후 데이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물리적으로 완전히 동일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긴 했지만, 거의 동일하게 측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피커의 구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에이징의 여지가 있는) 대역의 디스토션 차이를 보겠습니다.
(원거리 측정입니다.)
저는 사실..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서스펜션 파트의 비대칭 운동에 의한 2차 왜곡이 소폭.. 개선되었네요.
너무 신기합니다…
아무튼, 유의미한지는 모르겠지만.. 제조사에서 권하는 50H Break-in 은 존재 하는걸로! 감히 결론을 내려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EQ 보정 권장값입니다.
모든 유저가 EQ 보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특히 이미 해당 스피커의 객관적인 성능과 개별 특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거리에서 스튜디오 모니터로 사용하실 분들을 위해 교정 데이터를 한 번 생성해봤습니다.
하이쉘빙 EQ를 Freq : 1.5kHz / Gain : -2.3dB / Q : 0.7 의 값으로 적용시키면 위와 같은 커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스피커의 완제품 자체로 완벽에 가까운 스피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조사의 설계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제 청취 성향상 감상용 환경과 작업용 환경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작업용으로 생각했을 때 특히 고역으로 갈수록 서서히 커지는 정면의 선형왜곡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그것 외에는 감히 지적할 건덕지가 보이질 않습니다.
좁고 부드럽게 제어된 지향성이 선사할 타이트한 응답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고출력 퍼포먼스가 남다릅니다.
거의 혼자 다른 세상에 속한 것 같습니다.
특히 귀엽고 앙증맞은 사이즈를 생각하면, 기존의 상식과 직관을 부숴버리는 놈이라 생각합니다.
단언컨대, 실내 환경이라면 스피커에서 왜곡을 듣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한도 끝도 없이 밀어붙여 기계적 한계까지 도달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 전에 여러분의 청력이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Arendal 1961 시리즈 중에는 이 놈을 옆으로 눕혀놓은 형태의 Center 모델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국내/해외 유저들 중 같은 제품이 맞는지, 조금이라도 특성이 다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제게 들어온 샘플들을 두고 특성을 비교해보았을 때 저는 동일한 제품이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부착된 로고 위치 때문에.. 센터와 모니터 모델을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들었어요.
또한, 저는 개인적으로 이 스피커의 설계에 참여한 스피커 디자이너의 또다른 작품, 퍼리슨 시리즈가 매우 기대됩니다.
이상입니다.
으아~~ 너무 재밌게 잘 보았습니당 ㅎ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주파수 응답에서 대략 17~18k 이상의 초고역 부분이 사라지는 건 무엇일까요? 의도된 것인건지….
트위터의 진동판 직경과 소재에 의한 특성으로 보입니다.
본문에 적혀 있듯, 다른 스피커들보다 큰 진동판을 채택하여 이런 결과가 나왔을 거예요.
답변 감사합니다! 트위터의 직경이 초고음 재생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