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 리뷰 데이터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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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글은 조금.. 길어요.
그래도 힘내서 시작해봅시다!

우리가 앞으로 아래와같은 지향성 측정 데이터들을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온통 처음 보는 방식의 데이터들 뿐이라 낯설 거예요.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살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Contour plot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역시 수평지향성 데이터입니다.

이렇게 생겼어요.


이 그래프에서는 세로축의 0도스피커의 정면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프상의 위/아래 숫자는 스피커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도를 나타내며, 가로축은 주파수, 음높이를 나타냅니다.
즉 위 데이터는 스피커 정면을 기준으로 왼쪽/오른쪽으로 180도 까지의 측정 응답을 지도의 등고선과 같은 형태로 나타낸 그래프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저는 이 지향성 측정에도 직접음만을 측정하기 위해서 앞서 설명드렸던 윈도우 게이팅을 활용하고 있으므로 이 그래프는 200Hz까지만 표현됩니다.
(제 측정 공간의 한계 주파수는 200Hz입니다.)



방금 등고선과 같다고 설명드렸는데요.
해발 고도가 높을수록 색이 짙어지듯, 스피커 지향성 그래프도 측정된 소리 크기(dB SPL)가 높을수록 짙은색으로 나타납니다.




실제로 이렇게 200Hz부터 측정된 지향성 그래프와 정면 주파수 응답 그래프를 겹쳐보면



이렇게 응답이 솟은(Peak) 구간에서 색이 짙어지고


응답이 꺼진(dip) 구간에서는 비교적 옅은색으로 표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지향성 그래프가 어느정도 입체적으로 와닿으시나요?

그러면 어떤 것을 주로 살펴봐야 할까요?
우리는 청음시 스피커가 놓여진 공간과 배치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공간에 어떻게, 얼만큼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빨간색(81~87dB SPL)구간을 중심으로 임의의 선을 그어보았습니다.


약 3kHz부터 13kHz 사이의 응답이 다소 넓게 퍼져나가는 것이 확인되네요.
즉 이 스피커는 현재 3kHz~13kHz 구간에서 양옆 다소 넓은 방향으로도 소리를 충분히 내어주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3kHz 이후의 고역대 부분이 다른 음역대보다 색이 짙기도 하고, 넓기도 하니 정면에서도 해당 음역대가 세게 들릴 것이고 반사음 또한 해당 소리가 다른 음역대보다 크게 들릴 여지가 있겠죠.
따라서 밝은 음색을 들려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제 Normalized 데이터를 살펴봅시다.

측정된 스피커의 정면 응답이 위 그림과 같이 완전히 평탄하다는 것을 전제로 Normalized 데이터는 생성됩니다.
피크와 딥같은 이상 응답과 자체 특성이 철저히 배제된 채로 계산되는 데이터예요.

이 플롯은 스피커의 지향성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스피커의 정면 응답은 앰프나 소스기기(PC, 스마트폰) 또는 외부 DSP를 통해 얼마든지 EQ로 수정이 가능하지만, 스피커의 지향성은 유닛 자체의 특성과 스피커의 형태 및 설계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으며, 스피커의 형태 또는 설계를 변경하지 않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일러스트 이미지를 자세히 봐주세요!


스피커에서 방사되는 소리는 얼마든지 EQ를 통해 조정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스피커의 특성을 변형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면 대비 비축으로 방사되는 특성인 ‘지향성’은 완제품 스피커에선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스피커 구매를 고려할 때 지향성 그래프를 제대로 읽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러스트 : _Wondoo





스피커의 측정 데이터 중 Normalized 지향성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지 이해하셨지요?
다시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데이터 플롯은 정면의 응답이 평탄하며 모두 최고치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범례(Legend)의 표시값 또한 실제 dB SPL을 표시하지 않고 0을 기준으로 얼마나 감쇄되었는지로 구분하게 됩니다.

즉 정면 0도에서 방사된 소리에 비해서 측면 해당 지점의 소리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다시 임의로 가이드를 그어서 확인해봅시다.
노멀라이즈드 데이터에선 중고역에서 좌우로 부푸는 현상이 많이 개선된 것처럼 보입니다.
즉 이 샘플 스피커는 적절한 EQ를 통해 정면 응답을 평탄하게 만들어줬을 때 꽤 부드럽고 그럴싸한 밸런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굳이 EQ를 통한 보상을 실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피커 자체의 정면 특성을 제법 유지하면서 측면으로 부드럽게 감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멀라이즈드 지향성 데이터를 볼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지나치게 뾰족한 스파이크 부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노멀라이즈드 플롯은 측정된 정면의 응답을 기준으로 비축의 응답들을 계산해내는 형태예요.


가끔가다보면

위 이미지처럼 스피커의 고유 특성상 딱 정면에서만 딥이 발생하고 조금만 옆으로 비켜가도 그 딥이 채워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것은 인간이 아주 정밀하게 스피커의 정면 0도의 소리만을 듣는 것이 불가능하고(우리 두 귀의 거리차이만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정면을 중심으로 합산된 소리를 주로 듣게되기 때문에, 실력 있는 제조사들은 위처럼 정면을 기준으로 상하좌우 일부 각도의 응답과의 평균을 기준으로 스피커를 세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가하게 되는 지향성 데이터는 철저히 정면 0도를 기준으로 생성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스스로 해석해야 합니다.



다음은 또다른 예시입니다.

아주 특이한 형상이죠? 5~6kHz 사이에 뾰족하고 넓은 모양의 지향특성이 관찰됩니다.
하지만 스피커가 실제로 이런 방향으로 소리를 내어주지 않아요.



위 스피커의 정면 응답인데요, 같은 주파수 대역에 좁고 깊은 딥을 확인할 수 있어요.
딱 0도 정면에서만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딥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정상적인 응답을 보여주는 스피커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중고역 이후 정면에서만 나타나는 좁은 딥을 의도해서 지향성을 설계하는 제조사들도 있습니다 🙂

이제 수직지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수직지향성은 스피커의 음향축을 중심으로 수직방향의 지향성을 측정한 데이터입니다.

약 2.5kHz 주변에서 허리가 잘록하게 파인 것이 보이시나요?

노멀라이즈드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로 저러한 특성이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잠시 데이터 해석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위처럼 청취자 또는 측정용 마이크가 스피커 정면을 바라본다면

트위터와 우퍼에서 나온 소리가 동시에 도착하기 때문에 두 소리가 정상적으로 합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직상 다른 방향에서는 어떨까요?



출발할 때는 두 소리가 일치하지만


어느정도 거리가 벌어지면 위 처럼 소리가 서로 어긋나게되며 서로를 간섭하게 됩니다.

이것은 각 유닛까지의 거리가 유의미하게 차이나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의 스피커에서는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물리적으로 거리 차이를 없애버리면 되겠죠!

각 유닛을 수직면 동일한 축에 위치시키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출처 : Kali audio


위 이미지는 Kali audio 라는 제조사의 IN-5라는 제품의 일부를 잘라낸 것입니다.
우퍼와 트위터의 중심축을 수직면의 입장에서 완전히 일치시킴으로 원거리에서도 시간차, 거리차가 생기지 않게 만드는 제조 방법입니다.

이런 방식의 스피커를 우리는 축이 동일하다고 해서 ‘동축’ 스피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동축이 아닌 일반적인 스피커를 ‘비동축’ 스피커라 따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해요.

여기까지만 생각해보면 동축 구조의 스피커가 가장 훌륭한 방식일 것이라는 생각이들지만, 무엇이든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동축과 스피커의 장/단점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비동축 스피커와의 다양한 비교점들이 있지만 기술적인 난이도 및 완성도를 잠시 내려두고 생각하더라도, 사용하게 될 환경과 목적에 따라 장단점이 나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명분상 이 시리즈가 지향하는 것 중 하나가 ‘스피커 선택 가이드’ 이기도 하므로 앞뒤 다 자르고서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동축 스피커는
청취거리가 가까운 환경,
수직 반사음 제어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환경에서 비동축 스피커 대비 강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설계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동축 유닛을 잘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비동축 스피커에 비해 다양한 왜곡 측면에서 불리할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가리는 것이 제조사의 기술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축 스피커보다는 잘 만든 비동축 스피커를 선호하는 편이긴 합니다.

아래는 아주 잘 만든 비동축 스피커의 수직지향성 데이터입니다.

Neumann KH120 II / 출처 : Neumann


비동축 스피커의 수직 지향성 데이터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반듯합니다.
움푹 들어가는 부분이 존재하긴 하지만, -6dB 기준 수직 +/- 20° 까지 아주 반듯한 응답을 유지하기 때문에, 프로 스튜디오에서의 모니터링 장비로 넘치도록 훌륭한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길게 돌아왔습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봅시다!
수직지향성도 수평지향성과 마찬가지로 한 눈에 보기에도 고르고 평탄한 것을 우선적으로 보게됩니다. (짙은색 기준)
다만 수직방향에서의 소리는 수평방향에 비해 공간감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평지향성을 보다 중요하게 보게됩니다.
(스피커를 특수한 목적을 위해 천장 또는 바닥 등 벽과 가까이 설치하는 경우에는 수직 지향성의 중요도가 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제 또다른 형태의 지향성 데이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Beamwidth




이제 살펴볼 플롯은 Beamwidth로, 지향성 데이터의 또다른 형태입니다.

그래프는 위처럼 생겼습니다.
앞서 살펴본 Contour plot과 형식은 비슷합니다.
다만 Contour plot이 전방향에 대한 방사 특성과 경향성을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이 Beamwidth plot은 지향각의 실효 ‘너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렇기때문에 각 그래프의 단위도 간소화되어있고 세로축 또한 +/- 90°로 그 폭이 좁습니다.

이 플롯에서는 주로 해당축으로의 지향각이 얼마나 넓고 좁은지를 살펴볼 수 있어요.
위 예시 스피커는 중고역대에서 평균적으로 +/- 70° 정도의 수평 지향각을 갖고 있네요!

수평지향각은 넓을수록 많은 측면 반사음을 만들어내며, 반대로 좁을수록 반사음을 적게 만들어냅니다.
이때 넓고 좁은 것 중 어느 하나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데요.

넓은 지향성을 갖춘 스피커는 반사음의 영향이 많아지는 대신, 적절히 잘 제어한다면 넓고 풍부한 공간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좁은 지향성을 갖춘 스피커는 반사음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므로 정확한 모니터링을 위한 세팅에 보다 어울립니다.


지향성의 너비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앞서 살펴본 Contour plot이 훨씬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이 빔위드는 비교적 가볍게 살펴볼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다음은 수직지향성의 Beamwidth plot입니다.

저는 수평지향성에 비해 수직지향성은 그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좁다면 스피커 세팅 및 청취자의 귀 높이에 대해 민감하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우리가 수직지향성 Beamwidth 플롯에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위 스피커의 경우 가로선 0° 를 기준으로 약 3kHz 주변에서 너비가 비대칭인 것이 눈에 띕니다.
보통 제조사로부터 스피커의 음향축(Acoustic axis)에 대해 특별한 지시가 없다면 저는 측정시 트위터의 중앙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 사용자들도 올바른 세팅을 위해 트위터 높이를 기준으로 스피커를 세팅하는데요, 만약 이 수직 지향성 측정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비대칭이 발견된다면 스피커 배치에 참고해봄직 하겠습니다.




Polar plot

폴라플롯은 소리가 스피커 정면으로부터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다른 그래프에 비해 조금 더 낯설거나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한다면 더 직관적인 면도 존재하는 플롯입니다.
한 번 살펴볼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피커를 위에서 아래로 바라본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0°는 스피커의 정면을 의미하며 각 그래프가 원의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소리 크기가 줄어듭니다.

위는 200Hz의 단일 측정치입니다.
정면을 비롯해 좌우 90도까지 약 -2dB이내의 감쇄폭을 보여주며 완전히 후방으로 가서야 최대 -6dB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2Khz와 5kHz는 앞서 살펴봤던 200Hz와는 다르게, 옆으로 그리고 뒤로 갈수록 소리가 많이 줄어듭니다.
이처럼 폴라플롯은 소리가 스피커 정면으로부터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우리는 컨투어플롯, 빔위드, 폴라플롯과 같은 지향성 데이터를 통해 스피커가 각 방향으로 소리를 어떻게 내보내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려는 요소에 따라 플롯을 달리함으로써 스피커의 방사 성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긴 글 따라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장에서 뵈어요 🙂







목차

환영합니다!

이상적인 스피커의 특성

주파수 응답

비선형 왜곡

공간에 의한 왜곡

측정 데이터 함께 읽기

주파수 응답 측정

– 리뷰 데이터 살펴보기

지향성 측정

THD 측정

멀티톤 측정

컴프레션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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